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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가지꽃 꽃그늘 하나 엷게 생겨난 줄로만 알았지요
그때 나는 보라색 가지꽃을 보고 있었지요
당신은 내게 무슨 말을 했으나
새의 울음이 나뭇가지 위에서 사금파리 조각처럼 반짝이는 것만을 보았지요
당신은 내 등 뒤를 지나서 갔으나
당신의 발자국이 바닥을 지그시 누르는 것만을 느꼈었지요
그때 나는 참깨꽃 져내린 하얀 자리를 굽어보고 있었지요
이제 겨우 이별을 알아서
그때 내 앉았던 그곳이 당신과의 갈림길이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 문태준, 나는 이제 이별을 알아서
일러 주지 않았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래서 나 지금 여기 이렇게 있을 수밖에.
그럴 수밖에.
지금이
2012년이 아니라 2013년이라는 것이,
그리고도
8월,
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아.
눈을 꿈뻑이며, 나 그냥 여기 이렇게 있을 수밖에.
꿈이었으면. 그랬으면.
이런 철지난 뽕짝 가사 같은 말들을
중얼중얼 중얼댈 줄이야.
누가 나를 좀 깨워주었으면.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지지 않는다는 말이 반드시 이긴다는 걸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이었다. 지지 않는다는 건 결승점까지 가면 내게 환호를 보낼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아무도 이기지 않았건만,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그 깨달음이 내 인생을 바꿨다.
- 김연수, 지지 않는다는 말 中
이건 뭐, 졌다,
라고 할 수밖에 없는 요즘,
내게 가장 위로가 되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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