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에 해당되는 글 150

  1. 2016.07.18 초여름
  2. 2016.05.31 잔인한 오월, 좋을 유월 2
  3. 2016.04.09 봄 간다 2
  4. 2016.03.24 2016 이른, 봄 2
  5. 2016.01.19 2015 봄
  6. 2016.01.19 지난날
  7. 2015.09.13 지난 여름
  8. 2015.08.04 -
  9. 2015.06.28 소극적 소극장 장마-차세정
  10. 2015.06.17 아침

초여름

6월에는 결국 병원신세를 졌다.

회복이 더디다. 그렇지만 잘 되겠지 하며 애써 근심을 억누르고 있다.

비가 제법 오던 날들이 있었다.

해가 쨍쨍해서 온몸을 말려버릴 듯한 날도.

이쯤이면 됐겠지 했다가
바로 반응하는 몸에게 미안해졌다.

그래도, 이른 열대야에는 가고 싶었다.

생일이었으니까.
덕원씨가 요렇게 촛불을 세 개나 켜주었으니까!

아무래도싫은사람이 있어 맘이 고단하지만, 분명 고마운 사람이 더 많다.

아하하. 웃어야지 어쩌겠나.

이제는
7월이 오면, 8월이 오면
좋아지겠지 하던 셈을 그만 두어야 겠다.
그렇게 빨리는 안 될 모양이다.
그렇다면 계절로 바꿔 볼까.
그럼, 가을이 오면 나아지려나.
그래, 좋을 가을을 기다려보자.
조급해 하지 말고, 근심하지 말고.
그런데, 잘 될까?
솔직히 자신 없다.

잔인한 오월, 좋을 유월

상반기는
왜 이렇게까지! 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정도로
잔인하였다 나에게.
탈수기에 탈탈탈
모조리 털리고 나온 기분.

오월의 마지막 일요일
이영훈의 목소리와 기타 소리와
농담과 고맙습니다 라는 말과
조성태의 피아노 소리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고 중얼거렸다.

내일은 유월의 첫 날.
병원에 간다.
결과가 바람직하여서
당분간은 병원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을 유월이 오기를.
아놔, 쫌!!

봄 간다

유난히 아까웠던 벚꽃들.
올해는 어디 갈 수가 없어서
매일 아침 부지런을 떨어
일찍 출근해
조금이라도 더 보려 애썼다.
맑은 날은 하루 뿐이었지만...

내가 사막을 건너는 방법은
이렇게나 사소한 것들.

떨어지는 꽃잎도 잡았겠다,
올해는 연애를 하자!(고 생각만)

2016 이른, 봄

피톤씨를
이른 봄에 만났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었다.
공연 때 쯤이면 통증이 좀 나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그래도,
가길 잘했다.

근사했던
이른 봄밤.

2015 봄

봄경주
봄의경주
경주의봄

올해도 가야지,
꽃비 맞으러.

지난날

11월의 하노이.

이리 좋아도 되나 싶더라니.

그래도 좋았잖아.

그래서 지금 또 이만큼 버티고 있는 것일지도.

지난 여름










오래된 친구가 잠깐 한국에 들어왔다.
경리단길을 걷고 싶다해서
뜨거운 한낮을 걸었다.
혼자 가려고 예매해 두었던
이영훈 콘서트에도 함께 갔다.
자리는 떨어져 있었지만
혼자가 아니라 좋았다.
한음 한음 기억하듯이 꾹꾹 짚어가며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이영훈.

가만히 당신을
멀리 있는 그대에게
일종의 고백

그런데 이 남자,
나보다 어렸다.............

이렇게 여름이 있었다 내게.

가을이 와버렸고
허우적 대지 않기 위해
나는 지금 발가락에 힘을 주고 있다.

-









한여름.
팔 월의 시작.
어쩌지를 못하겠는 마음.

소극적 소극장 장마-차세정












에피톤프로젝트의 소극장 공연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소란스러운 날들이어서
괜시리 더 마음이 분주했던 날.

오랜만의 언니는 고된 시간 속에서 단단해져 있었다.

너무나 뜨거운 열기 속이라
오히려 고요해 지고 말았던 토요일 오후 네 시와 다섯 시 사이에
난생 처음 가본 성수동 골목길에서
우리는 낮술을 마셨다.
아마도 처음이지 싶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공연장 안은 비 비 비 빗소리.

가만히 앉아서
간혹 아득해지며
각자의 여행을 했다.

차세정씨 오랜만이에요.
터미널을 부를 때 울컥 하는 것 같던데
그 사이 이 사람에게
사랑이 지나갔는가,
혼자 생각해 보았다.

공연 시작 전과
후의 무대는 미묘하게 다르다.

너무나 빨리 지나간 시간.
아쉽고 아쉬워
편의점에서 맥주에 빨대를 꽂았다.

여름이,
왔구나. 생각했다.


덧) 혹시 공연 관계자 분이 보실까?
빗소리를 연출한 무대가 참 좋았는데 한껏 분위기에 취할라치면 물이 제대로 떨어지나 확인하는 분이 시야에 들어와서 흐름이 깨졌다. 집중해서 음악을 듣는데 세정씨 뒤로 여자분이 자꾸 물 상태를 확인하고 가셔서(그것도 너무나 유심히 오래ㅠㅠ) 나중에는 좀 화가 났다. 내 자리는 다열이었다. 다열에서는 다 보인다. 분위기가 생명인 에피톤공연에서 이건 아니지 싶다.
그리고 기타 연주가 세정씨 목소리를 묻어버릴 정도로 컸던 점도 아쉬웠다.
세정씨 공연을 아끼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워 말이 길어졌다.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