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가지꽃 꽃그늘 하나 엷게 생겨난 줄로만 알았지요
그때 나는 보라색 가지꽃을 보고 있었지요
당신은 내게 무슨 말을 했으나
새의 울음이 나뭇가지 위에서 사금파리 조각처럼 반짝이는 것만을 보았지요
당신은 내 등 뒤를 지나서 갔으나
당신의 발자국이 바닥을 지그시 누르는 것만을 느꼈었지요
그때 나는 참깨꽃 져내린 하얀 자리를 굽어보고 있었지요
이제 겨우 이별을 알아서
그때 내 앉았던 그곳이 당신과의 갈림길이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 문태준, 나는 이제 이별을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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