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해당되는 글 11

  1. 2010.03.27 바람이 분다, 가라 (12)
  2. 2009.05.04 미소 (2)
  3. 2009.04.01 잘 떠나보낸 뒤 기억하기
  4. 2009.03.19 (2)
  5. 2008.11.30 다시 만나다 (2)
  6. 2008.11.08 진짜 이야기는 긍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7. 2008.08.18 -
  8. 2008.08.05 문학
  9. 2008.07.06 무방향 버스
  10. 2008.06.23 (8)

바람이 분다, 가라


  요즘 읽고 있는 한강의 장편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
  읽기가 힘들다. 더디다.
  '안 읽힌다'는 것이 아니라,
  읽는 내내 마음이 힘들다는 얘기다.

  작가의 말에
  '이 소설 때문에, 여름에도 몸 여기저기 살얼음이 박힌 느낌이었다'라는 글귀가 있다.

  그 살얼음이 내게도 박힌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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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7 01:00 address edit & delete reply

    그래도 눈발이 날리는 창가는 좋았지? ^^

    • BlogIcon wonjakga 2010.03.29 13:02 신고 address edit & delete

      옆에 그 아가씨들 때문에.. 반감.

  2. BlogIcon EastRain 2010.03.27 23:20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난 요즘 텍스트가 거의 눈에 안들어온다.
    천명관 새소설을 앞부분만 읽다가 덮었다.
    재미있고 술술 잘 읽히는데,
    그런데 그냥 읽기가 귀찮다.
    글쓰기는 이미 내 몫이 아닌것 같다.

    • BlogIcon wonjakga 2010.03.29 13:03 신고 address edit & delete

      그거야 아무도 모르지.
      (읽다가 덮어버린 고령화가족 나에게 패쓰를.. 쿨럭)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03.29 19:06 address edit & delete reply

    눈에 안들어 오는 것 보단 좋지만 보면서 힘든 영화나 책만큼
    어려운것도 없죠..

    • BlogIcon wonjakga 2010.03.31 23:42 신고 address edit & delete

      그런 소설들에 끌리는 저도 참 접니다.

  4. BlogIcon poise 2010.03.30 09:14 address edit & delete reply

    추천, 감사합니다.
    몹시 외롭고 슬프고 싶을 때 읽어볼게요.ㅠ

    • BlogIcon wonjakga 2010.03.31 23:42 신고 address edit & delete

      슬프다기 보단, 뭐랄까요...
      음.. 기회 되시면 읽어 보세요 ^^

  5. BlogIcon springnight 2010.04.03 18:08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아..저도 가끔 읽고 있으면 너무 아파서 읽기 힘들어지는 소설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글을 쓰는 작가들은 참 대단한 것 같아요.

    • BlogIcon wonjakga 2010.04.04 18:54 신고 address edit & delete

      봄밤님도 나중에 한번 읽어 보세요.

  6.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04.03 21:47 address edit & delete reply

    아픔이 남아있는 것일까요... (응?)

미소





이렇게 웃으면서

그래, 그렇게


Minolta X-700
후지 오토오토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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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슉슉 2009.05.10 15:37 address edit & delete reply

    와 이거 진짜 베스트샷인데! 이 사진 갖고싶다~~

    • BlogIcon wonjakga 2009.05.11 22:03 신고 address edit & delete

      언니는 별로 맘에 안 들어 함 ㅋㅋ

잘 떠나보낸 뒤 기억하기

  내가 액자 그림을 오래 올려다보고 있은 모양이다. 장포수 할아버지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나는 계속 궁금해하고 있던 것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이 바위 그림이 왜 중요해요?"
  "기억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할아버지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또 가만히 있었다. 기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할아버지한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지난 일은 깨끗이 잊어버리는 게 나은지, 기억하는 게 좋은지.
  "기억하는 일은 왜 중요해요?"
  "그것을 잘 떠나보내기 위해서지. 잘 떠나보낸 뒤 마음속에 살게 하기 위해서다."
  나는 여전히 할아버지 말을 잘 이해할 수 없어 다시, 다른 방식으로 물어보았다. 기억하는 일이 힘들고 따가워도 기억해야 하는지.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천천히 오래 고개를 끄덕이면서 할아버지가 기증한 물건들이 전시된 방을 바라보았다.
  "나도 기억하는 방법을 몰라서 저 물건들을 오래 붙잡고 있었다. 내 인생을 낡은 물건들을 쌓아두는 창고로 만든 셈이지. 잘 떠나보내고서 기억하고 있으면 되는 걸."
  잘 떠나보낸 뒤 기억하기. 나는 그 말을 잊지 않기 위해 입 안에서 반복했다.

김형경, 꽃피는 고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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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담아

Minolta X-700

후지 오토오토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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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익명 2009.03.21 01:12 address edit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wonjakga 2009.03.21 11:49 신고 address edit & delete

      마음이 덜컥,했었지 그래서..

다시 만나다




소설가 신경숙.

나는 발을 동동 구르며

떨리는 목소리로

작년 여름 삼청동에서 뵜었다고 말을 건넸다.
(실은 부암동이었는데)


그녀가 내게 말했다.

꿈을 이루세요, 라고.



Minolta X-700
Lucky Colo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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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kkommy 2008.12.01 11:47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꿈을 이루세요!! 우오~~ 직접들으면 꽤나 감동적이었을거 같아요~ +_+

    • BlogIcon wonjakga 2008.12.01 13:13 신고 address edit & delete

      직접 들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사인할 때 써주신 글귀랍니다.
      그래도 좋았어요
      ^^

진짜 이야기는 긍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우리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어요. 그저 바라볼 뿐이죠. 하지만 이 세계가 오해 속에서 얼마나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를 떠올려보면 분명히 신은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고, 그분을 향해서 큰 소리로 노래라도 불러드리고 싶어요. 지구를 벗어나면 우주, 또 우주를 벗어나면 무엇이 있을지 저는 상상조차 할 수 없거든요.
  언제든지 명령이 떨어지면 저는 이곳으로 완전히 정착할 준비를 시작해야 돼요. 그때가 되면 더이상 편지는 쓰지 못할 거예요. 지구와 달을 오가는 우체부는 없으니까요. 만약에 그런 날이 오더라도 엄마, 제가 있는 곳을 회색빛의 우울한 모래더미 어디쯤으로 떠올리진 말아주세요. 생각하면 엄마의 마음이 즐거워지는 곳으로, 아, 그래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달의 바닷가에 제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밤하늘의 저 먼 데를 쳐다보면 아름답고 둥근 행성 한구석에서 엄마의 딸이 반짝, 하고 빛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때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죠. 진짜 이야기는 긍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언제나 엄마가 말씀해주셨잖아요?

  - 정한아, 달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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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래도, 이래도, 하며 삶은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툭툭 던져 놓는다. 뾰족한 방법 같은 건 없다. 그저 앞으로 걸어갈 뿐이다. 꽃 핀 길이라고 멈출 수도, 얼음판이라고 건너뛸 수도 없다.

- 정미경 '들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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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지난 백년 동안 수없이 많은 동양인 이민자들이 그렇게 젖은 눈으로 금문교를 바라봤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금문교에는 수많은 이민자들의 목소리가 숨어 있다. 귀를 기울이면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문학은 그런 목소리를 외부로 드러내는 작업이다. 정치적으로 봤을 때, 말할 수 있는 것들은 존재가 그 목소리로 증명된다. 반대로 말하지 못하는 것들, 즉 입술이 없는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게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대신해서 말한다는 점에서 문학은 본디부터 정치적이다. 금문교를 바라보면서 나는 문학이란 그들을 대신해 소리를 내어줌으로써 그들의 존재를 입증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금문교가 있는 한, 누군가는 이민자들의 언어로 그들의 삶을 드러낼 것이다.
  치카노 문학이라는 것 역시 그런 식으로 형성됐을 것이다. 버클리에서 문학행위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까닭 역시 여기에는 아직도 말을 빼앗긴 존재들이 많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문학이 죽었다고 말하는 한국에는 이제 더이상 말을 빼앗긴 존재가 없다는 뜻일까? 금문교를 바라보면 그런 의문이 자꾸든다.

<중략>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쓰게 될 때 우리가 쓸 수 있는 건 거기까지다. 혹시 한국에서 자꾸만 문학이 죽었다고 말하는 까닭은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문학이란 말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쓸 수 있을 때 죽어가는 것은 아닐까? 다시 말하면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써야만 하지 않을까?

- 김연수, <여행할 권리> 中



*
문학이란, 문학이란, 문학이란.....
킬킬대며 웃다가 멈칫, 마음이 숙연해지는, 끊임없이 질문하게 되는, 읽었던 문장을 다시 한번 꼼꼼히 되짚어 보게 되는 김연수의 수필집.

*
오랜만에 꽤 괜찮은 책을 만난 듯하여 배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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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향 버스

  "한 대의 버스는 매일 똑같은 길을 지나게 되어 있어. 똑같은 건물을 지나고, 똑같은 다리를 지나고, 똑같은 비포장도로를 지나고, 똑같은 사람들을 만나지. 그렇게 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면 버스에는 어떤 '정형'이 만들어지고, 버스의 생김새 역시 일정한 방식으로 변모하게 되는 거다. 사람이 환경에 의해 변해가듯 버스 역시 마찬가지란다. 먼지가 많은 도로를 지나는 버스는 먼지의 틀 같은 것이 곳곳에 스며들 수밖에 없지 않겠니. 그런 일들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버스 역시 나름대로 지치는 거다."

  "그럼 238번은 어떤 버스인데요?"

  "10년 동안 한 번도 길이 바뀌지 않은 버스야. 가끔씩이라도 노선이 바뀌는 버스들은 그나마 무방향 버스가 될 확률이 아주 낮지. 하지만 238번 같은 경우는 말야, 새로운 길도 생기지 않았고 별다른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게다. 무방향 버스가 될 만하지."

  농담을 하고 있나 싶어 강과장의 옆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지만 그의 얼굴은 진지했다. 그는 셔츠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나에게도 담배를 권했다. 담배향이 진했다.

  "너희 어머니는 아마 무방향 버스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무방향 버스를 타고 사라지는 사람들이 가끔 있어. 하지만 무방향 버스를 알아차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야. 오랫동안 지켜보지 않으면 안 되거든."

  "무방향 버스를 타고 어디로 사라지는 거죠?"

  "거참,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니. 나도 타본 적이 없는데."



- 김중혁, <무방향 버스 - 리믹스, '고아떤 뺑덕어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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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언제나 운모조각처럼 얇았고, 작은 소음이나 커튼 틈으로 스며든 빛살에도 쉬 바스러졌다. 큰 독에 장아찌 담그듯 차곡차곡 집어넣고 넓적한 돌로 단단히 눌러놓은 기억은, 조금만 틈을 보여도 부글부글 끓어 넘쳤다. 돌의 무게를 견뎌내고 솟구치려는 기운은 밤이면 더 기승했다. 하루에 너댓 편의 꿈을 꿨다. 꿈속에서, 발효해버렸으면 싶은 기억은 양념이 다 삭아 어우러진 신김치 속에서도 제 맛을 주장하는 생강조각처럼 도드라졌다.

- 이혜경,  섬


* 마음에 결을 남기는 문장들이 그리워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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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poise 2008.06.23 12:53 address edit & delete reply

    저런 글을 보면...
    정말 나따위의 글같은 것은..ㅠ_ㅠ

    표현이 너무나 아름답네요.

    • BlogIcon wonjakga 2008.06.23 13:39 신고 address edit & delete

      저도 마찬가진 걸요 ^^
      그저 감탄할 따름이지요.
      이혜경, 제가 참 좋아하는 소설가랍니다.
      기회되면 한번 읽어 보세요-

  2. jooplay 2008.06.23 16:00 address edit & delete reply

    뭐냐 저거 미사여구가 하도 많아 뭔소린지 하나도 못알아먹겠네

  3. ckawls 2008.07.02 01:59 address edit & delete reply

    아아...
    계간지에서 발견한 좋아하는 작가 이름... 혹시 이혜경이었어?
    웅~ 난... 네 블로그 덕에 반가움이 가득!!!
    새 소설 나온 거야? 읽고 싶다.

    • BlogIcon wonjakga 2008.07.02 09:40 신고 address edit & delete

      반가운 이름이지.
      요건 소설집 '틈새'에 수록된 작품이야.
      작년인가.. 언니가 선물해줬던 ^^

  4. ckawls 2008.07.04 02:31 address edit & delete reply

    앗, <틈새>에 있던 거구나.
    듣고서도 까맣게 기억이 안나서 책 찾아보고 알았어.
    무척이나 깊게 남았던 작품인데 정작, 제목은 낯서네... 실상은, 제대로 읽지 않았단 얘기. ^^;
    오늘 책을 집어들었는데, 재생용지로 만든 건 줄 새삼스레 알았다, 어찌나 가볍던지...
    이래 저래, 누구 책이랑 영 달라.
    무지 무지... 맘에드는 작가와 책이야!!! ^^

    • BlogIcon wonjakga 2008.07.04 09:02 신고 address edit & delete

      누구책이랑 영 다르다니.. 역시 언니야 ㅋㅋ
      나도 매번 읽고 잊어버려.
      심지어는 거의 다 읽고 나서야 읽었던 소설이라는 걸 알기도 하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