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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05 영덕, 겨울 직전의
  2. 2014.10.29 나의 밤 8
  3. 2014.10.11 시월의 제주
  4. 2014.06.05 2014년 5월 2
  5. 2014.05.18 봄군산 8

영덕, 겨울 직전의




11월에 걸었던
영덕 블루로드.





늘 그렇듯
여행지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그곳이 그리워지는
여행자의 마음.






안개 같은 시간을
그래도 어찌어찌 잘 걸어 왔구나.

12월엔
나를 걸어 보자.




나의 밤


역시나 길치인 나는 역에서 가까운 이곳을 가기 위해
참 깨알같이도 헤맸다.
내 인생도 이러한가,
맥빠지는 의미부여를 하며
창가에 잠깐 앉아있다 돌아왔다.

내 앞과 곁과 뒤를 스쳐가는 모든 것들이
그냥 지나가지 않았으면.
나도 나를 그냥 지나가지 않았으면.

가을이 깊어,
겨울이 근처다.

시월의 제주


산굼부리 억새


제주 바다 앞, 겉만 튼실한 나.


출장이어서 솔직히 가기 싫었다.
내 휴가를 내어 나는 좀 쉬고 싶었다.

여의치 않았으므로,
좋은 공기와 맑은 하늘로 만족하기로 한다.

다시 일상이 시작되니
역시나 그래도 저 때가 좋았구나.

2014년 5월

 

 

후아.

나무가 참 크다.

오대산 상원사에서 월정사로 이어지는 선재길에서

고개를 한껏 뒤로 젖힌, 등산복 따위는 입지도 않은,

서른 넷의 여자를 사람들이 힐끔거린다.

 

 

 

할랑할랑 걸으려고 훌쩍 떠난 길인데

이런 편한 길은 몇 되지 않았고

 

 

심지어 맨발로 물을 건너야 하는 곳도 있었다.

그렇지만, 가길 잘 했다고

계속해서 생각했다.

조금 무섭기는 했지만.

 

 

나는 발과 그림자를 찍는 걸 좋아한다.

아마 나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몰라 막막하거나 문득 두려워질 때

내 발을 찍나보다,고

새삼스레 깨달았던

한, 순간.

봄군산

 

 

벼르던 봄의 군산에는

 

 

벚꽃이 한창이었다.

벚꽃잎만큼 바람도 많이 불어서

꽃을 바라보는 눈이 시리고 몸도 시렸다.

 

 

오랜만에 나선 오랜 친구와의 여행에서

우리는 거의 말이 없이 그냥 그냥 툭툭 뜬금없는 이야기들을 내뱉거나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그렇게 오래오래 기억될 순간들 속에 각자,

그리고 함께 놓여있었다.

이 카페에서 말 그대로 하염없이 벚꽃들을 바라보다가

 

 

때마침 흘러나오던, 어떤 노래에, 제목도 모르고 노래를 부른 사람도 모르는 어떤 노래에

나는 그만 울고 말았다.

 

2014년 봄군산

그렇게 나는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