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간다.
속절없이 간다.
퇴근하는데,
어제와 같은 시간에 나왔는데
주변이 밝다.
아주 밝은 게 아니라
어제보다 아주 조금,
그렇지만 눈치는 챌 수 있을 정도로 밝아졌다.
해가 길어진 걸까.
고개한번 갸웃하는 이런 여자를
알아채는 사람은 없었다.
어지러워서 술에 취한 사람마냥 조금 위태롭게 걷는다.
그러고보니 어느새 1월도 하순.
곧 봄이 오고 여름도 오고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는듯 가을도 올테지.
그래서 다행이다.
내일도 나는 퇴근길 빛깔이 달라지는 걸
알아챌 수 있는 여자가 되어야지.
12월이다.
숫자가 뭐 그리 대수겠냐만,
별 것 아니겠지만,
마지막 달, 한해의 끝이라고 생각하니
자꾸만 멍해진다.
그동안 무엇을 했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는 연습 중이다.
그보다는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기로 했다.
뭐, 잘 안 될 가능성이 200%라는 것을 잘 알지만
그럼 뭐 어떠한가.
자꾸만 연습하다보면 연습하지 않아도 그렇게 되는 날이 오겠지.
우유부단하고 심약하고 세상 모든 걱정 다 싸안고 사는 나이지만,
그런 모습들 쪼끔 맘에 안 들지만
그래도 그런 내가 나는 좋다.
나는 내가 좋다.
(맥주 한캔 마시면서 '이산'이나 보러 가야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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