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시간이 간다.
속절없이 간다.
퇴근하는데,
어제와 같은 시간에 나왔는데
주변이 밝다.
아주 밝은 게 아니라
어제보다 아주 조금,
그렇지만 눈치는 챌 수 있을 정도로 밝아졌다.
해가 길어진 걸까.
고개한번 갸웃하는 이런 여자를
알아채는 사람은 없었다.
어지러워서 술에 취한 사람마냥 조금 위태롭게 걷는다.
그러고보니 어느새 1월도 하순.
곧 봄이 오고 여름도 오고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는듯 가을도 올테지.
그래서 다행이다.


내일도 나는 퇴근길 빛깔이 달라지는 걸
알아챌 수 있는 여자가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