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느즈막히 일어났다.
생각이 많아지고, 정확히 말해 불안과 걱정이 많아져
우울海에 허우적거릴 것 같아
아침을 먹고 청소를 시작했다.
쌓아놓고 사는 것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너저분한 방이 꼭 내 머릿속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서둘러 끝내고 싶었는데 마음과 달리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이걸 정리하면 저게 보이고,
결국 시간은 많이 걸렸는데 정리된 건 별로 없다.
정리해야지, 폼만 잡고 정리하지 못한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어쩌면 그게 내가 살아왔던 모습인지도.
옷을 정리하고 서랍을 정리하는 사이 사이 끼어드는 불안과 걱정들.
아무렇지 않게 툭툭 던져버리거나 토닥토닥 감싸안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방을 정리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닐텐데
나약한 나는 또 이러고 있다.
어찌됐든 걸레로 방바닥까지 훔쳐내고 나니 뭔가 좀 개운하긴 하다.
커피를 한잔 마시고 블로깅 좀 하다가
뭐가 됐든 내키는 걸 해야겠다.
정리해야지 결정해야지 너무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아야지.
누가 뭐래도 내가 제일 소중하니까
나를 아끼고 나를 사랑해야지.
날로 먹을 수 있는 건 없는 법.
하나 하나 정성을 기울이다보면 다 잘 될 거라는 믿음.
오후 두시, 컴퓨터 앞에서 주저리 주저리
까짓껏.
행복해주지 뭐.
다 잘 될거니까.

잘가라 200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