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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01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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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잘 지내요. 어젯밤엔 너무 깊이 잠들어서 전화벨 소리를 못 들었어요. 아버진요?

-나도 잘 지낸다.
  나.도.잘.지.낸.다,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종소리처럼 내 마음 안에서 울려퍼졌다. 나도 잘 지낸다는 평범한 말이 이렇게 큰 울림을 가지고 다가올 줄이야. 소식이 끊긴 미루가 나.잘.지.내, 라고 전화해주었으면. 나날이 수척해지고 있는 그가 나. 잘.지.내.고.있.어, 라고 해주었으면. 나는 수화기를 든 채 아버지의 숨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나.잘.지.내.고.있.어, 라는 이 평범한 말을 단이에게서 들을 수 있다면.

......


  어떤 시간을 두고 오래전, 이라고 말하고 있을 때면 어김없이 어딘가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오래전, 이라고 쓸 수 있을 만큼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알게 되는 것들, 어쩌면 우리는 그런 것들로 이루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


  왜 그때 그러지 못했나, 싶은 일들.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아, 그때! 나도 모르게 터져나오던 자책들. 그 일과는 상관없는 상황에 갑자기 헤아리게 된 그때의 마음들, 앞으로 다가오는 어떤 또다른 시간 앞에서도 불가능하거나 의문으로 남을 일들.


신경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中



어느새

제가 좋아하는 7월이 왔네요.

여름에, 잠시 블로그를 쉴까 해요.

제게,

그리고 여러분께

가슴 뜨거운 여름이길 바라는 맘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