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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28 소극적 소극장 장마-차세정

소극적 소극장 장마-차세정












에피톤프로젝트의 소극장 공연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소란스러운 날들이어서
괜시리 더 마음이 분주했던 날.

오랜만의 언니는 고된 시간 속에서 단단해져 있었다.

너무나 뜨거운 열기 속이라
오히려 고요해 지고 말았던 토요일 오후 네 시와 다섯 시 사이에
난생 처음 가본 성수동 골목길에서
우리는 낮술을 마셨다.
아마도 처음이지 싶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공연장 안은 비 비 비 빗소리.

가만히 앉아서
간혹 아득해지며
각자의 여행을 했다.

차세정씨 오랜만이에요.
터미널을 부를 때 울컥 하는 것 같던데
그 사이 이 사람에게
사랑이 지나갔는가,
혼자 생각해 보았다.

공연 시작 전과
후의 무대는 미묘하게 다르다.

너무나 빨리 지나간 시간.
아쉽고 아쉬워
편의점에서 맥주에 빨대를 꽂았다.

여름이,
왔구나. 생각했다.


덧) 혹시 공연 관계자 분이 보실까?
빗소리를 연출한 무대가 참 좋았는데 한껏 분위기에 취할라치면 물이 제대로 떨어지나 확인하는 분이 시야에 들어와서 흐름이 깨졌다. 집중해서 음악을 듣는데 세정씨 뒤로 여자분이 자꾸 물 상태를 확인하고 가셔서(그것도 너무나 유심히 오래ㅠㅠ) 나중에는 좀 화가 났다. 내 자리는 다열이었다. 다열에서는 다 보인다. 분위기가 생명인 에피톤공연에서 이건 아니지 싶다.
그리고 기타 연주가 세정씨 목소리를 묻어버릴 정도로 컸던 점도 아쉬웠다.
세정씨 공연을 아끼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워 말이 길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