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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2.17 우리가 가장 가까웠을 때

우리가 가장 가까웠을 때

박준하 단독 공연.
벨로주, 평일 늦은 8시.

예매한 걸 잊고 있었는데
허리가 너무 아파서 정말 많이 망설였다.
가도 되나, 이 지경인데.

전날 저녁도 먹지 않고
누워만 있었던 덕인지
다음날 휴가를 내 놨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견딜만 했다. 정신 승리인가.

드럼 치는 사람은 늘 멋있어서
유심히 보는 편인데
이번 공연에서는 넋을 놓고 보았다.
아 멋있다.
박준하씨와 아이 컨택을 하며 씨익 웃을 때 나도 모르게 광대폭발.
합주,라는 건 언제나 황홀하다.
그 안에 자유로운 질서가 있어서 더.

그러나 마지막 세션 소개 때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좋았을 정보를.
새신랑이라며.
그래, 그렇지.
근사한 사람 옆엔 임자가 있는 게 아니라
요즘엔 꼬꼬마들이 있더라. 맙소사.

드럼.
대체로 모든 것에 심드렁한 내가 유일하게 눈을 반짝이는 것인데
배워볼까 용기를 내려는 시점에
허리가 이리 되어서
갑자기 더 배우고 싶어져 버렸다.

이건 박준하씨가 여행 때 직접 찍은 사진인 모양이다.
어둡고 핸드폰이라 사진이 이 모양.

그의 모든 음악을 듣지 못하고 간 공연이어서
아는 곡 반 모르는 곡 반이었다.
생각보다 리듬감 있는 곡들이 많았다. 무심코 패스했던 곡들이 기타와 드럼 베이스를 온전히 현장에서 들으니 다르게 다가왔다.

유행에 민감한 여자라
A형 독감으로 혼미한 상태에서
백번은 들었던 것 같은 있지, 의 원제는
우리가 가장 가까웠을 때, 란다.
연인의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 가장 오래 들여다 볼 때는 아마 헤어지는 순간이 아니겠냐는 그의 말에
덜컹 놀랐다.

일일이 사인을 해주는 걸 멀리서 보다가 그냥 돌아섰다.
이상하게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 사인 받는 게 부끄럽다.
하하. 결론은 이제 그래서 사인 받을 일이 별로 없다는 것!

그리고 휴가.
일이 자꾸 들어오는데 허리는 신호를 보내서.
병원에 가볼 심사로 낸 금쪽같은 내 휴가.

병원에 가기 전 아까워서 잠시 들른 스벅.
사람이 거의 없고
대신 빛이 가득하다.

속은 시끄럽지만
그래도, 잘 지나가 보자고 다짐한다.
매번 다짐만 하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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