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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09 항동철길 2
  2. 2015.05.27 - 4
  3. 2015.02.21 소극장 3
  4. 2015.02.02 9와숫자들 그리고 윤덕원
  5. 2015.01.18 주말
  6. 2015.01.05 컬러링북 2
  7. 2014.12.29 2014 마지막 떠남 2
  8. 2014.12.16 겨울에 꽃이 4
  9. 2014.12.15 12월의 주말 4
  10. 2014.12.05 영덕, 겨울 직전의

항동철길











초보들이 많이 찍는다는,
꽃사진.
으흐흐
부끄럽다

-






미러리스를 샀다.

소극장




잘 알지 못하는 뮤지션, 이지형이었는데
소극장 콘서트에서 많이 행복했다.
선율과 리듬으로 꽉 찬 공간에서
잠시였지만 온전히 행복했다.
특히 어울어진 바이올린 소리가
따뜻했다.

이만큼 지나왔구나
다행스럽게도 그런거 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한때 오가는 지하철에서 매일 울던 때가 있었다.
과거형이라 다행이다.

요즘들어 부쩍 무언가를 듣거나 보거나 읽으면서 자주 눈물을 흘리는데
그때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우는 게 아니라 눈물이 나는 거다.
사막 같은 마음이 이제 조금 움직이는 것일까.
아니라해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9와숫자들 그리고 윤덕원




낙이 없단 내 중얼거림에
롤링홀에서 윤덕원 콘서트 하던데
그거나. 보러가라고 동기가 시크하게 말했다.
검색 결과 그 공연은 아쉽게도 스탠딩.
그러다 발견한 9와숫자들 & 윤덕원의 공연.
눈을 반짝이며 예매했으나
혼자 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시무룩해졌다.
장소도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일단 집에서 너무나 멀다) 홍대.
그리고 혼자 하는 모든 것들이 부쩍
울적하게 느껴지는 요즘이었기에.

망설이다 취소 기간을 놓친 나는
가기가 싫었다.
혼자 앉아 있을 모습에 공연장으로 출발 하면서 이미 맘이 쪼그라들어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제일 돌아돌아가는 교통편을 찾았다.
빛은 또 왜그리 이쁘던지.

브이홀은 생각보다 아담했고
공연 시작 전의 반음 정도 상기된 공기가 맘을 누그러뜨렸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도 종종 보였다.



공연이 시작되자
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
나대로 신나게 놀았다.
어깨가 들썩 눈물이 핑 가슴이 덜컥.
조금은 자유로웠다.

작은 무대라 온전히 느낄 수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음색을 직접들으니
그냥 좋았다.

가사를 중시하는 내겐 더 유의미했던 시간.

다시 먼 길을 되짚어 오며
오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주말







끝.

컬러링북





망설이다가 결국 주문했다.
무턱대고 칠해보았다.
색감각 미술실력 꽝인지라
칠할수록 이상해지는 것도 같지만
묘하게 재미나다.

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종이와 색연필이
내게 고요를 가져다 주길.

2014 마지막 떠남


떠나고 나서야 알았다.
이게 올해 마지막 여행이라는 걸.
연말이라는 것도 모르고 살았구나.
어찌됐든, 목적지는 순천.
이모가 가고싶다가고싶다 노래를 불렀던 그 갈대밭.

운전 못하는 우리는 뚜벅이.그래서 한정된 코스.
순천만정원은 겨울이라 아무것도 볼 게 없을 것임을 알고도 갔다.
정원과 순천만 두 곳 합쳐
5천원이었으니까 슬쩍 들러도 괜찮지 싶었다. 게다가 며칠 뒤면 8천원으로 오른다고도 하고.
역시나 겨울이라 황량했으나
색깔있는 계절엔 괜찮을지도.

그러나 나는 인공적인 곳보다는있는그대로의 것들이 좋다.

대충 수업 듣는 학생마냥
건성으로 어슬렁거리다가
스카이큐브를 타고 순천만으로 이동.
탑승료가 5천원이라 비싸다 싶었지만
슝슝 나름 재미가 있었다.

순천만 갈대는 여전히 안녕하다.
작년 가을에 왔을 때보다는
다소 지친 느낌이었지만. 응?


작년에는 내 여행이 아니라낙조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엔 부러 일몰 시간에 맞췄다.

용산 전망대까지 헉헉대며 올랐으나

탁트인 풍경에 만족해야 했다.

순식간에 구름이 몰려오더니
지는 해를포오옥 덮쳐버리더라.
아. 아쉽다.
순천만에 되비치는 노을을 보고싶었는데.
그러나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는지
빠르게 포기하고 부지런히 걸어내려와 꼬막+게장정식을 흡입했다.

숙소는 요기.
일요일이라 평일요금인 5만원에
깨끗한 숙소에 짐을 풀 수 있었다.
게스트하우스들은 젊은이들의
짝짓기? 장소로 변질된 것 같아 선택한 곳인데 마음에 든다.
작고 깔끔한 이곳에서
그러나 나는 급체로 밤새 구토를...ㅜㅜ

다음날은 결국 일찍 움직일 수가 없었고 느즈막히 선암사로.
초입에 있던 나무들. 편백나무였던가.

아.
나는 왜 이다지도 나무가 좋은 걸까.
전생에 나무였나?


몸상태가 괜찮았으면
템플스테이를 해볼까 했었는데
며칠을 이어지는 기침도 그렇고
안되겠다 싶었다.

와서 보니 다음에 꼭 여기서
하루 묵어야겠다는 마음이 먹어졌다.





버스로 다니기엔 참으로 비효율적인 순천이라 결국 낙안읍성은 가지 못했다.
이모가 많이 아쉬워했지만 이번엔 여기까지.

갈 땐 KTX 올 땐 버스.
기차 너무 비싸다.
평일이라 밀리지 않아 버스도 탈 만했다.

이번 여행은 뭔가 계속 딴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를테면 쓸데 없는 근심 같은 것들.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특기가
유난히 더 발휘됐다고나 할까.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바로 후회했다.

여행을 갔으면
좀 다 잊자.

내년에는 꼭 그러자.

겨울에 꽃이



내게로 왔다.
호기심 가득한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발신인은 여자사람 크.
아 고맙다.

12월의 주말


금요일,
집으로 퇴근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금요일 7시 춘천행 열차.
남춘천역에 내리니
살짜기 눈이 내린다.
하아 춥다.

춘천의 쌔애한 밤공기를 들이켜며 도착한 이모네.
나 입으라고 수면바지 꺼내놓고
보일러 돌려놓은 우리이모.
모나고 곤두서있던 마음들이,
그래 그냥저냥 지나가자고 누그러든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보기 전에 마신 라떼.
우유를 좀 적게 넣어 달라고 했는데도
우유 맛이 너무 많이 났다.
심지어 뜨겁지도 않았다.
이모꺼는 완전 우유였다는.
프리머스였던 춘천명동씨지브이 근처엔 역시나 마땅한 커피집이 없다.

퉁퉁부은 눈으로 이모와 헤어져
다시 서울행.

금세 해가 진다.
짐이 많았지만
광화문 교보에 들러
크리스마스카드를 샀다.
손글씨를 안 쓴 지 오래라
몇 개 쓰고 나니
손이 아팠다 늙었어ㅜㅜ
글씨도 삐뚤빼뚤.

다 쓰고 나니 열두 시 언저리.
주말 끝.
지금은 벌써 월요일.
회사 가는 지하철 안.

영덕, 겨울 직전의




11월에 걸었던
영덕 블루로드.





늘 그렇듯
여행지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그곳이 그리워지는
여행자의 마음.






안개 같은 시간을
그래도 어찌어찌 잘 걸어 왔구나.

12월엔
나를 걸어 보자.